스타트업 펀딩: 2018년, 전자상거래 제치고 '핀테크 스타트업'이 왕관 차지
수마 라마찬드란
Wednesday December 12, 2018 , 5 min Read
2018년 핀테크가 투자 차트를 이끌었다. 대출 부문 투자는 크게 증가했으며, 결제 부문 투자는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초기단계 투자는 지속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차트 내 거의 모든 부문에서 투자가 증가했다. 반면, 2018년 투자 총 금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7년 페이티엠(Paytm)이 14억 투자를 유치한 이후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도 핀테크가 주류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촉진제 역할을 했던 인도 정부의 화폐개혁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다. UPI(Unified Payments Interface) 등 인도의 결제 인프라 개혁이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고,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 시장으로 관심을 돌려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니 핀테크가 투자자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 2년간 핀테크 분야는 점차 성숙해졌으며, 투자자들에게 우수한 가치와 금융적 수용성을 제공하고, 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였다고 평가받는다.
2018년 투자 분석에서 언급했듯이 핀테크는 올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분야로 부상했다. 작년에는 전자상거래가 주목을 받으면서 핀테크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플립카트(Flipkart)의 대규모 투자건이 핀테크를 제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작년 페이티엠(Paytm)이 소프트뱅크(SoftBank)로부터 받은 14억 달러 투자와 같은 대형 펀딩이 없었다. 결제 부문의 강자인 페이티엠(Paytm)은 올해에도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로부터 3억 달러를 투자 받으면서 차트 상위권을 지켰다.
2018년 11월 30일 기준, 핀테크와 금융 서비스 분야에 투자된 금액은 2017년 24억 달러 대비 13% 감소하여 2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거래 건수는 작년 103건에서 올해 132건으로 증가하여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증가하였음을 보여준다.
다수의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초기 벤처 캐피탈 프라임 벤처 파트너스(Prime Venture Partners)의 산제이 스와미(Sanjay Swamy) 이사는 핀테크 분야의 침투율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기회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 예측한다. “아직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이들은 제쳐두더라도, 매년 새로운 밀레니얼 세대가 금융 분야 전반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총 투자액의 60%를 차지하는 상위 10위 투자건
핀테크 분야에서는 상위 10개 투자건이 총 투자 금액의 60%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실적이 입증되었거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호하는 전반적인 경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10위 안에는 결제, 대출, 보험 스타트업 등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세무 서비스 기업인 클리어택스(Cleartax)가 5천만 달러의 시리즈 B 투자를 받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인도의 신흥 유니콘 기업 2개사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보험 정보 제공 사이트 폴리시바자(Policy Bazaar)는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며, 소프트뱅크(Softbank)로부터 2억 3,8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싱가포르 기업인 테마섹(Temasek)은 페이팔(Paypal)과 함께 전자결제 서비스 업체인 파인랩스(PineLabs)에 1억 2,500만 달러를 투자하며 해당 기업의 가치를 10억 달러 이상으로 높인 바 있다.
1억 달러 이상 투자 건수는 총 5건으로, 3건에 그쳤던 2017년에 비해 증가했다.
산제이 이사는 “핀테크는 다른 분야와 달리 ‘승자 독식’ 모델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의미 있는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결제 부문도 한때 그런 가능성을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새로운 기업들이 최신 상호운용성 지침을 고려하여 시장에 뛰어들 명백한 기회”라고 밝혔다.
대출은 투자가 가장 활발한 부문으로 총 9억5,303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총 투자 금액의 46%를 차지했다. 해당 비중은 2017년보다 두 배 늘어난 것이다. 투자 건수는 총 69건으로 핀테크 분야 전체 투자건(모든 단계 포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작년에 결제 부문이 총 47%를 차지하며 차트를 점령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산제이 이사는 “대출 스타트업은 더 나은 알고리즘을 갖고 있으며 유통 측면에서는 기존 기업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물론, 투자금은 기존 기업보다 훨씬 낮다. 하지만 핀테크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발굴하고 리스크를 감수하기 때문에 계속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 투자액의 16%를 차지한 인슈어테크(Insuretech)는 올해 폴리시바자(PolicyBazaar)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투자액은 지난해 대비 3배 증가한 총 3억 3,300만 달러, 거래 건수는 2배 이상 증가한 9건을 기록했다.
자산관리 스타트업은 투자 건수가 작년 24건에서 올해 15건으로 감소했으며, 투자 금액은 2017년 1억 500만 달러에서 올해 7천만 달러로 감소했다.
성숙한 기업에 자본이 모여드는 결제 부문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결제 부문은 총 6억 1,086만 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인도 핀테크 분야 투자에서 29%를 차지했다. 이는 페이티엠(Paytm)을 비롯한 결제 서비스 업체들이 15억 9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작년보다 61% 감소한 수치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결제 부문에서는 페이티엠의 투자건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 밖에 PoS 업체 파인랩스(PineLabs) 2차 지분매각 시 테마섹(Temasek)과 페이팔(PayPal)의 투자와 같은 후기단계 투자도 있었다. 파인랩스는 또한 액티스(Actis)와 알티미터 캐피털(AltimeterCapital)로부터 시리즈 F 투자를 받았으며, 누구나 선망하는 ‘10억 달러 클럽’에 가입하였다. 파인랩스의 경쟁사인 미즈와이프(Mswipe)는 올해 비공개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타이거글로벌(TigerGlobal)이 후원하는 레이저페이(RazorPay)도 기존 투자자로부터 2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여전히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초기단계 투자
프리 시리즈 A 투자 건수가 10% 증가하고, 총 투자 금액은 40% 증가한 3,938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초기단계 투자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후기단계 투자를 살펴보면, 작년 사모펀드 및 벤처를 통한 총 투자 금액은 총 19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총 투자 금액의 약 79%에 해당한다. 이 중 일부는 페이티엠의 대형 투자건의 영향을 받았다. 올해에는 해당 비중이 53%로 하락하며 투자자의 관심이 전 단계로 분산되었음을 보여준다. (아래 단계별 분산 차트 참고)
산제이 이사는 새로운 기업이 진입할 공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향후 몇 년 간은 초기단계 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향후에는 대출 등 부문에서 채권 추심을 포함한 새로운 분야에도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초기단계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산제이는 “이 분야에서 예금, 부채, 자산, 부를 둘러싼 각종 비즈니스가 생겨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규제 강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혁신의 기회가 적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차별화 요소와 초기단계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는 유통 모델이나 프로그램, 그리고 활용 가능한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데트 파이낸스 40% 감소
올해에는 데트 파이낸스(은행대출이나 리스 등 차입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가 감소했다. 올해 핀테크 스타트업의 데트 파이낸스 규모는 2017년보다 40% 감소한 1억8,635만 달러이다. 일반적으로, 대출 스타트업은 신용을 위해 데트 파이낸스를 이용한다. 올해에는 1월부터 11월 사이 핀테크 분야에서 총 18건의 데트 파이낸스가 이루어졌다. 작년 동기에는 총 16건의 거래가 발생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소규모 NBFC(비은행금융)의 유동성 강화를 들 수 있다. 벤처 대출 업체 이노벤캐피털(Innoven Capital)의 아쉬쉬 샤르마(Ashish Sharma) MD 겸 CEO는 “뉴에이지 NBFC는 곧 유동성 강화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강력한 리스크 관리 능력, 자본, 우수한 ALM을 갖춘 NBFC가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투자자의 등장
2017년에 가장 활발했던 핀테크 투자자들은 올해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또한, 2018년에는 아마존, 샤오미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투자자로 나서 후기단계 투자에 참여했다.
산제이는 “이들 브랜드는 고객 풀을 갖고 있으며 고객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려 한다. 따라서, 파트너들을 생태계에 유입시키고 이들에게 투자하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구글의 투자 전문 회사인 캐피털지(CapitalG)가 아이파이낸스(Aye Finance)와 함께 인도 대출 부문에 첫 투자를 했다. 산제이는 초기단계에서는 다양한 하위분야가 만들어지고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진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교육자금 대출 스타트업이자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프로펠드(Propelld)와 청소년 및 대학생에게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슬라이스페이(SlicePay)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