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에 명문대 졸업장 필요 없다'는 창업자들

'스타트업 성공에 명문대 졸업장 필요 없다'는 창업자들

Wednesday January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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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T(인도 국립 공대), IIM(인도 경영대), BITS-Pilani(비를라 공대) 세 학교는 인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알아주는 명문대로 유명하다. 실제로 인도의 주류 기업가들이 이 학교들 출신들이 많다. 그런데 이 창업자들은 그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IIT나 IIM 같은 이름을 들었을 때 인도인들은 ‘성공’을 떠올린다. 사실 인도의 유명 기업가 중에는 이 학교 출신들이 많긴 하다. 실제로 2014년과 2015년에 플립카트나 인모비, 하우징, 올라와 같은 스타트업들의 IIT 및 IIM의 엘리트 출신 창업자들이 대규모 펀딩에 성공했었다. 

유어스토리가 2014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의 3분의 1이 명문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IIT와 IIM 졸업자들 외에 비를라 공대 출신자들도 눈에 띈다. 2015년 유어스토리에서 진행한 다른 조사에서는 상반기에 투자를 받은 기업가들 중 거의 60% 가 IIT나 IIM 출신이었다.

동문 네트워크와 이니셔티브와 인큐베이터들을 통해 기업가 정신에 집중할 수 있었던 덕에 이렇게 많은 명문대 출신 창업자들이 성공한 것으로 설명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고의 대학’이라는 후광이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그런 분위기는 바뀌어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위의 명문대 출신이 아닌 기업가들이 이 틀을 부수고 성공한 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사람들은 유명대 출신은 아니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학벌 이상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바이주스 창업자 바이주 라빈드란

BYJU’s Byju Raveendran 바이주스(BYJU’s)의 바이주 라빈드란(Byju Raveendran)

인도에서 가장 성공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바이주스의 창업자는 IIT나 IIM 출신이 아니다. 남들과 다를바 없는 평범한 배경을 가진 바이주는 케랄라 주 칸누르의 아지코데 마을에서 학교를 다녔다. 학교에서 사용한 언어는 케랄라 주의 언어인 말레얄람이었다. 그의 부모님들은 의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바이주는 칸누르 국립 공대를 나왔다.

재미있는 것은 바이주가 2003년과 2005년에 인도 입학시험을 보았는데 둘다 100%를 받았다고 한다. 사실 전국의 어느 IIM이라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그는 그저 재미로 시험을 본 것이라 그러지 않았다고 한다. 2006년부터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이후 2011년에 결국 IIM 졸업자들을 고용해서 씽크앤런이라는 자기 회사를 만든다. 이 회사가 바로 바이주스 앱의 모태이다.  

바이주스는 유니콘 기업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직원 수는 현재 2,300명이고 투자자들 가운데는 마크 저커버그의 유한책임회사인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han-Zuckerberg Initiative)도 있다.

2016 테크스파크에서 아시쉬 헴라자니

북마이쇼(BookMyShow)의 아시쉬 헴라자니(Ashish Hemrajani)

스타트업 쪽 사람들에게 아시쉬 헴라자니가 어떤 사람인지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가 통찰력 있는 사업가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의 성격과 윤리관, 그리고 그가 스타트업 업계에 보여주는 실용성에 대해 말할 것이다.

지난 2016년에 유어스토리와 컬처핏에 대해 나눈 대화에서 아시쉬는 “전 그 사람이 어디 출신인지, 전 직장이 어디인지, 출신 학교가 어디인지 궁금하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지금까지 IIM 출신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북마이쇼 론칭 18년 만에 처음으로 IIT 출신 여섯 명을 고용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뭄바이 출신의 아시쉬는 미티바이 컬리지(Mithibai College)에서 대학을 나왔고 시데넘 경영대학원(Sydenham College of Commerce and Economics)에서 MBA를 땄다. 석사과정을 마치느라 2년 동안 30 킬로미터 거리를 왕복해야했다.

임원 면접을 직접 본다는 그는 “저에게는 컬처핏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력서는 보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기리쉬 마트루부탐

프레시웍스(Freshworks)의 기리쉬 마트루부탐(Girish Mathrubootham)

많은 사람들에게 기리쉬 마트루부탐은 조그만 시골 동네에서 자란 아이가 성공한 예로 알려져 있다.

사원으로 유명한 티루치라팔리(Tiruchirapalli) 출신의 기리쉬 마트루부탐은 공동창업자 샨 크리슈나사미(Shan Krishnasamy)와 함께 2010년에 프레시웍스를 창업했다. 지난 8월에 프레시웍스는 세쿼이아(Sequoia)와 엑셀(Accel)이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1억 달러를 투자받는데 성공해 인도에서 가장 최근 유니콘이 된 기업이 되었다. 

수수하게 시작된 그의 여정은 쉼없이 진행되었다. 기리쉬는 1996년 탄자부르에 위치한 샨무가 예술‧과학‧기술‧연구 아카데미(Shanmugha Arts, Science, Technology, and Research Academy)에서 엔지니어링 학위를 수료했다. 팩터 데일리와 한 인터뷰에서 기리쉬는 아버지가 7만 5천 루피(약 1070 달러)를 대출받아 등록금을 냈다고 했다.  

1998년 기리쉬는 타밀나두 주 첸나이 소재의 마드라스 대학교(University of Madras)에서 MBA를 땄다.

나자라 테크톨로지스 창업자 니티쉬 미터세인(좌) 영화배우 흐리틱 로샨(Hrithik Roshan, 우)

나자라(Nazara)의 니티쉬 미터세인(Nitish Mittersain)

모바일 게임 회사인 나자라 테크놀로지스(Nazara Technologies)의 창업자 니티쉬 미터세인은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다. 우선 그는 인도의 기술 혁명이 초기 단계에 있었던 2000년에 게임 회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인도 노동 인구의 대다수가 인터넷을 접하지 못했고 주변에 스마트폰도 없던 때였다. 그리고 그의 가족은 마하라슈트라(Maharastra) 주 상리(Sangli)에서 섬유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니티쉬는 게임 산업에 관심이 있었다.

니테쉬는 1999년 뭄바이에 있는 시데넘 경영대학교를 졸업했다.

나자라는 최근 시장 규제 기관 SEBI로부터 기업공개 허가를 받았다. 회사 가치가 300억 루피로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퍼프라이 창업자 아시쉬 샤(좌), 암바리쉬 무르티(우)

페퍼프라이(Pepperfry)의 아시쉬 샤(Ashish Shah)

페퍼프라이나 어번래더(UrbanLadder)와 같은 기업의 등장으로 인도 사람들이 가구를 구입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아시쉬 샤가 이베이 모터스 인디아(eBay Motors India)에서 나와 온라인 가구 브랜드 페퍼프라이를 시작한 것은 2012년이었다. 포춘(Fortune)은 현재 페퍼프라이가 대형 가구점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63%를 차지하고 있으며 평균총마진은 45%라고 발표했다.

아시쉬의 특출한 점은 그가 옳은 판매자를 잘 찾아낸다는 것이었다. 이 능력은 초창기에 인도 최초의 마켓플레이스 중 하나였던 바지닷컴(Baazee.com)에서 B2B 구매 업무를 하던 시절에 키워진 것이지 명문대학을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아시쉬의 LinkedIn 프로필을 보면 그는 1998년 사비트리바이 풀레 푸네 대학교(Savitribai Phule Pune University)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고 나온다. 이후 가지아바드에 위치한 인도 기술경영대학원(Institute of Management Technology)의 재료 경영 분야 학위를 받았다. 이 학교는 현재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경영대학원 중 하나이다.

페퍼프라이의 두 창업자들은 페퍼프라이가 손실을 줄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재이포르 공동창업자 실빠 샤르마

재이포르(Jaypore)의 실빠 샤르마(Shilpa Sharma)

큐레이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재이포르의 공동창업자인 실빠 샤르마는 수공예 제품 시장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2012년에 푸닛 촐라(Puneet Chawla)와 함께 재이포르를 창업하게 되었다.

이것이 실빠의 첫번째 스타트업은 아니다. 2011년에 이미 브레이커웨이(Breakaway)라는 색다른 체험 위주의 관광상품을 컨셉으로 하는 여행 관련 스타트업을 론칭했었다.

여러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실빠는 기업가가 되는데 명문대 졸업장이 필요하지 않았다. 실빠는 뭄바이 소재의 세인트 자비에 대학을 나와서 1989년에 웰링카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그녀는 아흐메다바드 경영대학원의 객원교수이며 멘토이다. 링크드인 프로필에는 4개월 반 동안 진행되는 워크샵에서 젊은 기업가들에게 멘토링을 해주고 있다고 적혀있다.

덧붙임:

위 사례들이 기업가로서의 성공이 출신학교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

프락토(Practo)의 창업자인 샤샹크(Shashank ND)와 아비나브 랄(Abhinav Lal)은 2009년 카르나타카 주 수랏칼(Surathkal)의 국립기술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이들은 텐센트(Tencent)와 세쿼이아 등으로부터 2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의사 발견 플랫폼 Practo를 만들었다.

인도 최연소 억만장자인 비제이 셰카 샤르마(Vijay Shekhar Sharma)가 IIT나 IIM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의 작은 도시 알리가르(Aligarh) 출신의 비제이는 델리 공대(Delhi Engineering College)를 나왔다.

재미있는 점은 그가 대학 학비를 스스로 마련해서 다녔고 스타트업을 대학교 2학년 때 창업했다는 것이다.

프리차지(Freecharge)의 쿠날 샤(Kunal Shah)는 전자상거래 플레이어 스냅딜(Snapdeal)에 자신의 결제 사업을 파는데 성공했는데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있었던 가장 큰 엑싯 중 하나였다.

뭄바이의 윌슨 컬리지(Wilson College)에서 철학을 전공한 쿠날은 나르씨 몬지 경영대학원(Narsee Monjee Institute of Management Studies)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결국 관둬야 했다.

분명한 것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명문대 졸업장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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