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성숙기에 접어든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
2018년 투자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인도 스타트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회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해당 투자 데이터는 투자자들이 분명하게 선호하는 분야가 존재하지만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전반적으로는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말해준다.
올해의 스타트업 펀딩 실적은 줄곧 추측의 대상이었던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유어스토리 리서치의 투자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인도 기업에 대해 낙관적이며 투자 규모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기 검증을 통과했거나 성장 잠재력이 입증된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 데이터를 살펴보면, 2018년의 투자 빈도와 횟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였으며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자 분야도 전자상거래 등 일반적인 분야에서 점차 자동화, AI 등 신기술 분야로 옮겨가는 등 전년과는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 투자자에 따르면, 올해 스타트업이 내놓은 아이디어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고, 이로 인해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한다. 이 밖에도 “올해는 모방형 아이디어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쏟아져 나왔다. 기업들은 인도의 기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는 초기 투자자의 의견도 있었다.
유명 회사에 대규모 자금 몰려
지난주 일요일 기준, 올 한 해 동안 인도 스타트업 업계는 약 110억 달러 가량의 투자를 받았다. 이는 2017년의 137억 달러 대비 8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그 중, 대규모 자금은 성장 잠재력이 입증되고 이름이 잘 알려진 유니콘 기업에 돌아갔다.
총 712건의 벤처 캐피털 투자 중 32건은 투자 규모가 1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그 중 66%, 21건은 유니콘 기업 투자건이다.
올해, 초대형 투자는 없었다. 작년에는 플립카트(Flipkart)의 수십억 달러 투자가 가장 큰 건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OYO의 10억 달러 투자가 가장 큰 건이었다. 대신, 투자금은 대부분 견실한 유니콘 기업인 페이티엠 몰(Paytm Mall, 3억 5천만 달러), 조마토(Zomato, 4억 1천만 달러), 스위기(Swiggy, 3억 1천만 달러), 우단(Udaan, 2억 7500만 달러) 등에 돌아갔다. 그 중, ‘우단(Udaan)’은 평범한 도매 전자상거래 분야의 스타트업으로서 사업 시작 단 26개월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험 풍부한 기업 선호
흥미로운 점은 상위 투자 회사의 평균 업력이 9.6년이라는 것이다. 가장 젊은 기업으로는 2년 남짓의 우단(Udaan)과 큐어핏(Cure.fit)이 있으며,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는 20년 업력의 파인랩스(PineLabs) 등이 있다. 그 밖에 북마이쇼(BookMyShow), 드림11(Dream11), 조마토(Zomato)도 업력 10년 이상인 기업이다.
다른 한 투자자는 “우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강한 실행력 DNA를 갖고 성장 가능성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투자자들이 신중해졌다는 뜻일까? 글쎄, 꼭 그런 뜻은 아니다. 수많은 벤처 캐피털이 프리시리즈 A (1억 7천만 달러, 287건)와 시리즈 A(4억 6500만 달러, 81건)로 유입되었고, 시리즈 A에 투자된 금액은 투자 건수가 10%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3배 증가하였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강한 자신감과 리스크 선호를 엿볼 수 있다.
시리즈 B의 투자 규모와 건수는 다소 하락세를 보였으나 시리즈 C는 투자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했고, 투자 건수도 2배 가량 증가했다. 시리즈 D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2017년 대비 투자 건수는 2배, 투자 규모는 4배 증가하였다. 시리즈 E 이하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아직 2018년이 한 달 이상 남아 있으니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수혜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던 분야가 올해에는 막대한 투자를 받기도 했다. 로봇 공학과 자동화 분야에서 2억 3천만 달러(2017년 투자 규모는 3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것이다. AI 분야는 더 큰 실적을 거두었다. 2017년, AI 기반의 스타트업이 총 588만 달러(총 13건)의 투자를 받은 데 반해, 올해는 투자 금액이 2억 9400만 달러(총 23건)로 치솟았다. 그 중, 벵갈루루 서트스팟(ThoughtSpot)의 1억 4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가 큰 파이를 차지했다.
숙박업에 대한 투자 규모(10억 6천만 달러)도 3배 증가했으며, 여기에는 올해 초 OYO의 10억 달러 투자건이 큰 역할을 했다. 에듀테크 분야도 2억 달러(총 41건)의 투자를 받으며 2017년의 1억 4200만 달러(총 53건)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두었다.
Saa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인도 회사도 수혜를 보기 시작했다. 올해, 해당 분야의 투자 규모는 3억 8790만 달러(37건 이상)로 지난 해 1억 7100만 달러(50건)의 2배에 달한다.
SaaS 회사들이 대규모 펀딩 없이도 사업 확장과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은 머서(Mercer)의 메틀(Mettl) 인수건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해당 인수건 규모는 약 30억 루피(약 4246만 달러)에 달하며, 이는 펀딩 금액 420만-480만 달러(약 3억 3000만 루피)의 7배 규모이다. 덕분에 블룸 벤처스(Blume Ventures)와 같은 초기 투자자는 투자금 대비 7배의 총 수익(시드 투자 및 시리즈A 투자 지분)을 거두었다.
올해는 핀테크가 총 120건 이상, 약 20억 달러의 펀딩을 받으며 투자 시장을 이끌었다. 지난 해에는 플립카트(Flipkart)가 39억 달러의 투자를 받으면서 전자상거래가 1위, 핀테크가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자상거래와 마켓플레이스 두 분야를 합쳐 총 15억 달러, 약 60건의 투자를 받았다.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해당 분야는 2017년에 3억 8300만 달러(총 75건)의 투자를 받았던 데 반해, 올해는 2억 2900만 달러(총 14건)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물류 업계도 펀딩 성적이 저조했다. 작년 2억 7300만 달러(총 17건) 투자금 대비, 올해는 1억 9400만 달러(총 20건)의 투자만 성사되었다.
종합해보면, 올 한 해 동안 인도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입증된 회사들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